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해보자면, 자고 일어나면 기억을 잃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마오리'와 그런 마오리를 하루하루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토루'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마오리'는 하루의 이야기를 일기로 적고 다음날의 '마오리'에게 일기를 넘겨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제의 '마오리'와 오늘의 '마오리', 내일의 '마오리'는 일기의 기록만으로 끔찍한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친구를 괴롭힘에서 구하기 위해서 거짓 고백을 한 '토루'와 계약연애가 시작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계약이 점점 사랑으로 커지면서 '마오리'는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마오리'는 '토루'와 함께하는 날들을 어제의 마오리, 오늘의 마오리, 내일의 마오리 모두 같은 기억과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생긴다.
평소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고찰을 자주하는 편이다. 사전상으로는 정해져있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각자 다른 형태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마오리'와 '토루' 또한 사랑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기억을 지니고 있지 않지만, '마오리'와 '토루'는 사랑을 나누며 감정을 느끼고 있다라고 확신한다.
영화 속에서 '절차 기억'에 대해서 나온다. 절차 기억이란 간단하게 말해서 몸으로 습득한 기억이며,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자전거 타기를 배우고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았다가 갑자기 자전거를 타도 몸은 기억하는 것이다.
사랑도 절차 기억이지 않을까?
그 사람과의 추억과 말, 행동은 사라졌지만 그 사람과 느끼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아픔이라는 감정은 절차 기억 속에서 몸에 습득되지 않았을까? '마오리'는 그래서 일기를 읽으면서도 '토루'에 대한 좋은 감정을 유지하면서 '토루'를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토루' 또한 이 사실을 인지하고 '마오리'에게 행복한 하루하루를 남겨줬지 않았을까?
몸으로 사랑을 기억하지만, 그 사람이 기억에서 잊혀진다는 것은 매우 슬픈 것이다.
우리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는 하다. 하지만,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은 남을 것이다. 그것마저 사라지면 삶을 살아갈 이유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오리'는 이러한 기억마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마오리'는 하루하루 버텨내며 이겨내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토루'와 '마오리'가 불꽃축제를 보러가는 장면에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여태까지 솔직하지 못하게 '기억이 사라져도 버틸 수 있어'라고 생각했던 '마오리'는 커졌던 '토루'에게 느끼던 사랑의 감정으로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으면'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기억을 붙잡고 싶어하는 '마오리'가 다음날에는 기억이 유지 되었으면 했기 때문이다.